학교법인 경희학원은 9월 19일부터 20일까지 ‘제44회 유엔 세계평화의 날 기념 국제회의 Peace BAR Festival(PBF)’을 개최했다. ‘혼돈의 순간: 행성 의식과 미래 정치’를 주제로 열린 이번 PBF에는 세계적 석학과 시민사회, 미래세대가 모여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문명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19일 오전 기념식 후 진행된 특별대담은 이번 PBF의 핵심 프로그램이었다. 나오미 오레스케스 하버드무료 슬롯 사이트교 과학사학과 석좌교수,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무료 슬롯 사이트교 국제정치학과 석좌교수,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이 참여했으며, 송재룡 경희대 특임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세 대담자는 2020년 제39회 PBF에서도 대담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번 대담에서는 최근 5년간 변화한 현실을 평가하고 문명 전환의 방향을 모색했다.
조 이사장은 기후 위기, 빈곤, 핵 위협 등 지구적 위기가 인간 의식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지적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인간 의식, 시대의 대세를 이루는 집단의식의 결과다. 최근 몇몇 국가의 핵무기 사용 불사 발언도 그중 하나다. 경제와 자국 우선 논리의 틀에서 보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실화되면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식의 지평을 개인·사회·국가를 넘어 행성적 차원으로 확장해야 한다. 그것이 시대 전환을 꾀할 유일한 역사의 동력일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현대 자본주의와 물질주의가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평가하며, 산업혁명 이후 끝없는 경제 성장과 탐욕이 지구 생태계 파괴와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존 국제기구를 재구성하고 강화해 지구적 공동 목표를 위한 새로운 규범과 의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대담자는 ‘행성 의식’과 ‘지구적 상상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인간과 문명·생명·행성의 평화’를 고려하는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을 제시했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공감과 협력을 바탕으로 과학적 지식과 이야기의 힘을 결합해 대중을 설득하고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시민사회와 젊은 세대 중심의 아래로부터 변화가 미래 정치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PBF 기념식에서는 유엔 세계평화의 날 제정 배경, 조 이사장의 기념사, 오레스케스 교수의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20일에는 시민사회 및 학생 단체 참여 행사가 이어졌으며, 디 엘더스와 로마클럽 등 국제 기관이 참여한 라운드테이블과 하벨 다이얼로그도 진행됐다. 대담자들은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새로운 문명적 전환 기회로 보고, 행성 의식을 기반으로 한 연대와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