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원 고재흥 교수 연구팀이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연구로 포플러의 가지 각도와 수관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유전자 기능을 최초로 규명하고,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로 직립형 수관을 구현했다. 이번 성과는 식물생명공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Plant Biotechnology Journal(IF=10.5)』 10월 온라인 게재됐다.
‘롬바르디 포플러(Lombardy Poplar)’는 대표적인 직립 수종이다. 하지만 롬바르디 포플러가 독특한 수형을 하는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밀을 풀기 위해 전사체 분석을 진행했고, 그 결과 ‘TAC1’ 유전자의 단일 염기 돌연변이가 가지의 각도를 좁혀 수직형 수관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사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했다. TAC1을 편집한 포플러 나무는 롬바르디 포플러처럼 가지와 잎자루 각도를 좁히고 위로 곧게 자라는 수형을 재현했다. 실험을 통해 TAC1이 광신호에 반응해 가지의 비대칭적 신장을 유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나무 수형 형성의 원리를 실증적으로 제시하고, 유전학적 수형 제어 기술의 기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직립형 수형은 같은 면적에 더 촘촘히 심을 수 있어, 고밀도 식재에 유리하고 나무 사이 그늘이 줄어 채광 효율이 높다. 또한 관리가 쉬워 바이오매스용 수종 개발에 매우 유리하다. 고재흥 교수는 “TAC1 유전자는 나무의 가지 각도를 결정하는 핵심 스위치로 향후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고밀도 식재용 포플러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로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탄소흡수림 조성에 도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