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는 장애학생지원센터 김형진 행정실장이 일본 전문서적 '시각장애 영유아의 발달과 육아'를 번역·출간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2년여에 걸쳐 450쪽 분량을 무보수로 번역하며 책 출간을 성사시켰다.
이 책은 시각장애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와 돌봄 제공자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드문 국내 번역서다. 일본 도쿄도 심신장애인복지센터의 오랜 관찰과 지도를 토대로 1980년에 발간된 '육아수첩'을 현대 사회에 맞게 보강한 2023년 개정판이 원저다.
김 실장이 번역에 나선 배경에는 오카다 세쓰코 씨와의 인연이 있다. 그는 일본에서 상담사와 교수로 활동하다 80대에 한국으로 건너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했으며, 김 실장은 당시 자원봉사 업무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오카다 씨가 한국어판 출간을 제안했으나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출판사들이 잇따라 거절하면서, 김 실장이 직접 번역을 맡게 됐다. 번역과 출판은 독립출판사 빈서재가 담당했고 일본 출판사와 저자들은 인세 없이 출판을 허락했다.
일본어 전공자가 아닌 김 실장은 교직원 교육 과정에서 일본어를 접한 뒤 꾸준히 공부를 이어왔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근무 시절에는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투자해 번역을 진행했다. 지난 6월 번역을 마치고 9월 1일 한국어판이 출간됐으며, 대구대 유아특수교육과 백상수 교수가 서문을, 오카다 씨가 한국어판 저자 후기를 맡아 의미를 더했다.
책은 영아기부터 유치원 시기까지 시각장애 영유아 발달 단계별 지침을 담고 있다. ▲능동적 탐색과 오감 활용 ▲놀이를 통한 발달 촉진 ▲언어 발달의 중요성 ▲생활 습관 자립 ▲사회 속 통합 교육 등 5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김형진 행정실장은 “대학에서 장애학생 지원 업무를 하다 보면, 우리 학생들이 영유아 시기에 제대로 된 교육과 생활 지도를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이 책이 시각장애 영유아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참고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