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부장관. 사진=교육부 제공
이주호 교육부장관. 사진=교육부 제공

정부가 내년도 슬롯 커뮤니티입학전형에서 수도권 슬롯 커뮤니티과 국립슬롯 커뮤니티을 중심으로 전공 자율선택제 확대를 추진하면서, 이들 슬롯 커뮤니티 신입생 10명 중 3명 가량이 '무전공'으로 들어온다.

수도권 및 국립대학교의 2025학년도 입시에서,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3만 8000명 정도를 '자율전공'으로 모집하기로 했다.

무전공 입학 대폭 확대는 의과슬롯 커뮤니티 1500여 명 증원과 맞물려, 올해 입시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3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2025학년도 '전공자율선택제 중점 추진 대학'인 수도권 대학과 국립대(교육대학교·특수목적대학교 제외) 총 73개교가 3만 7935명을 자율전공으로 모집한다.

이는 이들 대학  총 모집인원의 28.6%이며, 전년 대비 2만 810명 급증한 규모다.

전공 자율선택제는 학생들이 입학 후에, 흥미·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수험생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고 대학 혁신을 유도하고자, 교육부가 재정 지원을 제시하며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 51곳의 경우, 자율전공 모집인원이 2024학년도 7518명(7.7%)에서 2025학년도엔 2만 5648명(29.5%)으로 급증한다.

국립대 22곳도 2407명(4.5%)에서 1만 2287명(26.8%)으로, 대폭 증가하게 된다.

신입생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 후 원하는 전공(보건·의료, 사범계열 제외)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형1', 계열·학부 등 광역 단위로 모집한 뒤 원하는 전공을 택하거나, 학과별 정원의 150% 이상 범위에서 전공을 고를 수 있도록 한 '유형2' 등, 2가지 방식이다.

슬롯 커뮤니티들은 유형1로 1만 4844명(11.2%)을, 유형2로 2만 3091명(17.4)을 선발한다.

교육계에서는 자율전공 확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지만, 경영학과나 컴퓨터공학과 같은 이른바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비인기 학과는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입생들이 1학년 때 소속감 없이 학교생활을 할 가능성이 있고, 진로를 제대로 탐색하기에 1년은 짧은 시간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업계에서는 전년도 합격선을 참고하기 어려운데다, 올해 의대 증원과 맞물려, 자율전공이 입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종로학원은 "무전공 증가 인원이 많을수록, 입시 변수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한국외국어대학교가 719명(116명→835명) 최대 규모 증가, 변수가 가장 커진 대학"이라고 분석했다.

또 "모집 인원이 증가한 대학 중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별 정원을 예의주시하고,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꼼수' 의대 증원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은 전공 선택 대상이 아니라지만, 결국 의대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자율전공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우수 운영사례를 찾아 공유하고, 대학별 컨설팅단 구성·운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효신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장은 "사회가 변하면서 학생들의 전공 선호도가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문제는 적성과 흥미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자율전공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대학은 '상주 어드바이저'가 진로 상담을 해주는 등, 충실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전공 설계·탐색을 지원한다면, 막연하게 특정 전공으로 쏠리는 현상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교협은 수험생·학부모 정보 제공을 위해, 대입정보포털 '대학 어디가'에 대학별 2025학년도 자율전공 모집 현황을 게시하고, 교육부는 유튜브.블로그 등에 전공자율선택 대학생들의 경험담과 대학 운영 사례 등의 정보를 담은, 영상·자료를 게재할 예정이다.

SNS 기사보내기